유엔측 "국경검문소에 아프간인 여성 직원 없으면 난민 여성 등 못 보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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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슬람칼라 국경검문소에 대기 중인 아프간 난민
이란에서 추방되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국경검문소에서 지원해온 유엔이 아프간 탈레반의 여성활동 제한 추가 조치에 따라 지원 활동을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의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인 인드리카 라트와트는 아프간 서부 헤라트주 이슬람칼라 국경검문소에서 해오던 활동을 이날 중단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그동안 아프간인 여성을 현장에 배치해왔다.
라트와트 조정관은 탈레반 측 추가 조치에 따라 유엔의 지원 활동에 즉각적인 어려움이 야기됐고 이란에서 아프간으로 들어가려는 이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장에 배치된 아프간인) 여성 직원들이 없으면 (이란에서) 돌아오는 (아프간) 여성과 어린이들을 집단으로 보살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슬람칼라는 이란에서 추방돼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려는 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검문소로 난민의 6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라트와트 조정관은 부연했다.
다만 라트와트 조정관은 탈레반 추가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삼갔다.
일부 소식통들은 유엔의 활동 중단은 전날 유엔 측이 아프간 탈레반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내린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당국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2021년 미군 철수 후 재집권한 아프간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이유로 다음 해 아프간 여성들을 고용한 모든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을 금지한 데 이어 2023년엔 유엔기구에 대해서도 같은 조처를 했다.
다만 일부 부문이나 수도 카불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아프간 여성들의 활동이 여전히 허용돼 있지만, 최근 2개월 동안 모든 아프간인 유엔기구 직원들은 자택에서 일터까지 출근해야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이란에서 이슬람칼라 검문소를 통해 귀국한 아프간인은 120만여명에 달한다.
앞서 로자 오툰바예바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 단장은 지난 7월 이슬람칼라 검문소 상황을 "집단적 인간애에 대한 시험"이라면서 많은 아프간인 귀국자들이 탈레반 통치 아래에서 트라우마와 가난, 생필품 접근 제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은 이 같은 충격을 흡수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자국에 머무른 아프간인 난민을 안보와 경제적 우려를 이유로 들어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