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념공원] 유엔 참전용사에게 봄소식 전한 홍매화

- 유엔기념공원에 전국에서 가장 빨리 피는 홍매화 향기 가득
- 따뜻한 겨울 탓에 3년간, 1월 22일→16일→12일 개화 시기 당겨져

김잔듸 기자 승인 2024.02.06 17:34 의견 0
홍매화 나무 뒤로 유엔기념공원 묘지가 보인다. /사진=유엔기념공원관리처

봄을 앞당기는 비가 내린 지난 5일.

2천327명의 유엔군 참전용사가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들어서자 향긋한 홍매화 향기가 봄비를 타고 코끝을 스쳤다.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리던 날 부산 유엔기념공원 홍매화는 만개했다.

이 나무는 보통 1월 중순 무렵부터 꽃이 펴 전국에서 가장 빨리 피는 홍매화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따뜻한 겨울 탓에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유엔기념공원관리처에 따르면 2022년에는 1월 22일 개화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월 16일, 올해는 1월 12일 꽃망울을 터트렸다. 공식 관측이 아니라 실제로는 이보다 개화가 더 빠를 수 있다.

이 나무에 꽃이 빨리 피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이 평지에 있는 묘지인 탓에 일조량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분석되지만 사람들은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2천327명의 참전용사에게 누구보다 부산의 봄소식을 빨리 전하기 위해 나무가 빨리 꽃망울을 터트린다고 믿고 있다.

부산 시민들은 이 나무를 유엔참전용사를 위한 '봄의 전령'이라 부른다.

매년 수많은 사진작가와 부산시민들이 이 나무를 찾아 한때 포토라인이 생길 정도로 유명하다.

2022년 태풍 힌남노 때에는 피해를 봐 일부 나뭇가지에서는 아직 꽃이 온전히 피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엔기념공원 관리처는 "올해는 꽃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포토라인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을 때 나뭇가지를 잡거나 꺾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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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념공원 홍매화를 시민들이 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엔기념공원관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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