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태국인 최초 유해 안장식…사후 안장 사례 28번째
6·25전쟁에 참전했던 태국군 용사가 처음으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11일 낮 12시 태국 참전용사인 '롯 아사니판'씨의 유해를 참전용사 묘역에 안장한다고 8일 밝혔다.
6·25전쟁에 참전한 태국인 참전용사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첫 사례다.
아사니판씨는 1922년 8월 14일에 태어나 지난해 6월 14일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그는 태국 장병들의 용기와 민첩성을 상징하는 '리틀 타이거' 부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11월 18일부터 1953년 10월 28일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국 정부로부터 '빅토리 메달'을 수훈했다.
그는 작년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한국에 들어와 유엔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참전용사묘역에 안장되는 것을 희망했다.
유엔기념공원은 그가 규율과 정직함, 정의로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유족들의 말을 전했다.
그는 부모 없이 절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려운 아이들의 점심값을 내주거나 학교에 기부하는 등 여러 가지 자선사업에도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기념공원 관계자는 "전쟁의 끔찍함은 그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고, 전쟁터에서 일상적으로 들리던 총성과 폭발, 그리고 잃어버린 전우들에 대해서도 유가족에게 많이 이야기했다고 한다"면서 "그는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한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인이 안장되면 유엔기념공원에는 총 14개국 2천330명의 용사가 잠들게 된다.
대부분 전쟁 당시 숨진 용사들이지만, 아사나판 용사처럼 본국으로 생환했다가 사후 이곳에 묻히기를 희망하며 안장되는 경우도 있다.
사후 안장은 2015년 프랑스 레몽 베나르 참전용사의 안장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총 27명의 사례가 있다. 아사나판 참전용사는 28번째다.
고인의 안장식에는 딸과 손녀,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타니 쌩랏 주한태국대사, 참전용사들과 유엔평화봉사단 소속 학생 등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고인의 안장식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전 세계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추모하는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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