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과 협력 강화·극지 작전용 장비 개발 등 추진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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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북극권

북극권이 향후 10년 내 새로운 긴장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프랑스 국방부가 첫 북극 국방 전략을 수립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갈등이 없는 지역으로 여겨진 북극이 새로운 지정학적 충돌 지대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장관은 전략 문서 서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 간 경쟁 논리를 재점화하며 그간 유지된 '북극 예외주의'를 끝내고 역내 균형을 뒤흔들었다"고 평가했다.

북극은 그간 열악한 자연환경으로 접근이 제한된 데다 경제적 요인 부족, 북극권 국가들의 외교적 협의 메커니즘 등의 이유로 예외적 평화 지역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러시아의 군사적 강화, 중국의 북극 진출, 에너지 자원 경쟁 등으로 이런 예외성이 약화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북극 국방 전략에서 스칸디나비아와 핀란드 북부, 그린란드, 스발바르 제도를 자국의 북극 전략 우선 지역으로 설정했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북극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프랑스의 입지를 강화하고 동맹국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극지 작전에 적합한 장비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프랑스군은 이미 관련 훈련도 시작했다.

공군은 캐나다에서 최신형 군용 수송기(A400M)의 능력을 시험했고, 해군의 새로운 핵잠수함은 캐나다 북부 쪽의 북극해를 항해했다. 육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도로 주기적으로 열리는 북유럽 대응 군사 훈련에 참여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향후 10년을 조용한 전환기이자 준비 기간으로 보고, 조직과 역량을 정비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극권에서 군사적으로 더 강력한 북유럽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노르웨이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잇달아 방문해 이들과 연대 강화를 약속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프랑스를 포함한 6개 동맹국이 참여하는 지상군 배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프랑스군의 정확한 파견 규모는 아직 조율 중이다.

프랑스의 북극 전략은 우주 분야의 협력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략 문서는 "북극은 데이터 전송량과 위성에서 수집된 정보의 제공 속도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스웨덴의 키루나 위성 기지와 협력 관계를 맺고 광학 감시위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