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두드려 고유 주파수·맥놀이 등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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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성덕대왕 신종 에밀레 종으로 알려진 신라 성덕대왕 신종./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전시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보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1996년, 2001∼2003년, 2020∼2022년에 이은 네 번째 타음조사로 2025∼2029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 시대인 771년에 제작된 우리나라 대표 범종으로 에밀레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높이 3.6m, 무게 18.9톤(t)에 달하며 아름다운 조형성뿐 아니라 웅장하고 장엄한 소리로 사랑받았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에 전시돼 있어 태풍이나 지진 같은 물리적 위험은 물론 비바람, 습도, 미세먼지와 산성비, 계절별 극심한 온도 차 등으로 보존환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박물관 측은 5년간 정기적으로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조사는 종을 실제로 두드려 울리는 소리를 분석하는 타음조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표면 맥놀이(소리의 강약이 반복되며 길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현상)와 고유 진동 주파수의 변화, 부식 및 열화 등을 정밀히 관찰하게 된다. 타격 전후 종의 모습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기록해 외형 변화나 표면의 상태 변화 등을 확인해 볼 방침이다.
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성덕대왕신종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새로운 전시 공간 '신종관'(神鍾館) 건립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 달 말 첫 조사를 시행하며 타종 장면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공개 방식은 추후 별도로 안내한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성덕대왕신종은 천 년을 이어온 우리 모두의 소중한 유산"이라며 "정기적인 과학 조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더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보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