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마크 테토 "눈앞의 것부터 연구해야"…문체부 포럼서 발제

김영수 차관과 대담…외국인 청년들, 지나친 경쟁·상업성 지적

X

외국 청년들과 대담하는 김영수 문체부 1차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우리 눈앞에 있는 것들부터 연구해야 합니다.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소홀했던 것들도 스토리텔링만 잘하면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어요."

미국 출신 금융인이자 방송인으로 한옥 등 한국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 온 마크 테토 TCK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속 가능한 한류의 미래를 위해 우리 주위에 있는 전통문화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토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에 1부 발제자로 참석해 "옛날부터 있었던 것들을 조금은 새로운 눈으로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모색하고, 미래세대가 주도하는 문화산업 협력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종로구 한옥에서 거주하는 테토는 한옥을 사례로 들며 발제를 이어갔다.

그는 "처음 한옥으로 이사 간 뒤에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인 친구를 초대했는데 오히려 한국인 친구가 '우리나라에 이런 집이 있었어요?'라며 놀랐다"며 "익숙해진 우리 문화는 너무 눈앞 가까이에 있다 보니 오히려 무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발제에 나선 웹소설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의 이낙준 작가도 테토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이 작가는 "우리가 관념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실제와 너무 다른 경우가 많다"며 "가령 의사들이 의학드라마를 안 본다고 하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되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X

'문화산업의 미래와 국제 교류 포럼' 포스터./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포럼 2부에서는 김영수 문체부 1차관이 APEC 회원국(경제체) 소속 청년들과 '한국 문화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와 일본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 등 6명의 청년 외국인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류가 더욱 확산하려면 창의력을 제한하는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해소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지나친 상업성도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부르고스는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화가 한류에서 아픈 부분"이라며 "한국인들이 서로에게 여유를 갖고 공감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국 문화의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오리도 "JYP엔터테인먼트 일본 지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아티스트들의) 과도한 경쟁 구도가 안쓰럽게 느껴졌다"며 "그만큼의 수준 높은 결과물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외모나 완벽한 이미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김영수 차관은 "문화도 산업이니 아무래도 상업성을 띠고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다행히 요즘 한국 청년들은 인식이 많이 변해서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경쟁보다는 교류와 협력에 더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세계의 젊은이들이 함께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