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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식량 배급 기다리는 아프간 여성들

유엔여성기구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정권에 여성의 유엔 시설 출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여성기구(UN Women)는 최근 성명을 내고 "아프간 여성 직원과 계약직의 유엔 시설 출입을 금지한 조치를 철회하고 사무실과 현장에 안전하게 접근하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수전 퍼거슨 유엔여성기구 아프간 특별대표는 "이런 제한이 지속될수록 생명을 구하는 활동이 위협받는다"며 "이는 유엔의 인권과 평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여성기구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여성 인권 탄압으로 여성 직원 몇 명이 영향을 받는지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AFP는 유엔 소식통 말을 인용해 여성 수백명의 시설 출입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퍼거슨 특별대표는 최근 3개월 동안 여성 직원들은 원격 근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이나 이란에서 추방된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에게 안전하게 접근하고 문화적으로 적합한 지원을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여성 직원들)을 현장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탈레반은 옛 소련군이 철수한 이후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에서 처음으로 집권했다.

그러나 미국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배후로 '알카에다'를 지목했고,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라덴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아프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다.

20년 만인 2021년 미군이 철수하자 재집권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엄격하게 해석해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발언하지 못하게 하는 등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조치를 했다.

또 2022년부터는 아프간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금지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유엔기구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