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유엔총장 "세계, 혼돈의 시대 진입…안보리 개혁해야"

- "이스라엘의 가자남부 공격 소식에 경악…전례없는 결과 초래할 것"

김태우 선임기자 승인 2024.02.08 13:26 의견 0
연설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유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로 군사작전을 확대하려는 것과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세계가 전쟁과 갈등으로 치닫는 혼돈의 시대(age of chaos)에 진입했다며 현 상황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유엔의 개혁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신년 업무설명 연설을 하며 이처럼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내가 사무총장이 된 이래 보지 못한 규모와 속도로 가자지구를 파괴와 죽음으로 몰아넣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나는 특히 이스라엘군이 다음 목표로 라파를 정조준하려 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그곳은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밀집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의 이런 군사행동은 이미 인도주의적 악몽에 놓인 가자지구 상황을 기하급수적으로 악화시키고 지역에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세계가 다극화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마저 기능이 마비되면서 세계가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냉전 시대에는 잘 확립된 메커니즘이 강대국 간 관계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오늘날 다극화 시대에는 그런 메커니즘이 사라지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처벌도 받지 않는 혼란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안보리가 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더욱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며 "아프리카 대륙에 상임이사국이 한 나라도 없는 현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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