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의 공간을 넘어, 평화를 체험하다

지난 4월 11일 오후 12시, 부산 남구 UN평화로에 위치한 한국UN평화기념관을 찾은 사람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무리가 있었다. 바로 동서대학교 방송영상학과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수업에 참여 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교실을 벗어나 현장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창의적 콘텐츠를 구상하기 위해 기념관을 찾았다.

한국UN평화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참전의 역사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세계 유일의 UN 참전 기념관이다. 그 상징성만큼 전시 구성도 인상 깊다. 참전국의 깃발이 나열된 입구부터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전하는 디오라마, 전우들의 이름이 새겨진 유품들까지—모든 전시물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UN평화기념관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동서대학교 학생들. /사진= 동서대학교 방송영상학과 3학년 정서영 명예기자

■ 역사적 배경 | 6·25, 그리고 UN의 결단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전쟁이었다. 전쟁 발발 이틀 뒤인 6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 지원을 결의했다.

미국, 영국, 터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총 22개국이 전투병과 의료지원단을 파병하며 대한민국을 도왔다.
비록 언어와 문화, 이해관계는 달랐지만, 이들은 ‘자유’와 ‘평화’라는 공통된 가치 아래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참전은 단순한 군사 개입을 넘어, 유엔이 세계 평화와 인류의 안전을 위한 조직임을 실천으로 보여준 역사적 사례로 평가된다.

오늘날 한국UN평화기념관은 이 같은 국제적 연대와 희생을 기리며, 그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하고 있다.

■ 인터뷰 | “평화는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강의를 들은 방송영상학과 류○○ 학생은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UN평화기념관은 처음 와봤는데, 강의를 듣고 나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도 많은 분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평화’라는 단어가 괜히 마음을 울리는 것 같더라고요.”

■ 창의력과 기억의 접점, 그곳에서 시작된 메시지

이번 기념관 방문은 단순한 답사를 넘어, 학생들이 ‘기억의 공간’에서 창의적 콘텐츠의 방향을 고민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수업을 담당한 지도 교수는 “현장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글, 영상, 디자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