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카메라 때문…언론인이 표적 아니었다" 해명
이 전역서 네타냐후 규탄 시위…전직 EU 대사들, 공동대응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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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남부의 한 병원을 공격해 언론인 등 20명을 숨지게 한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 타민 알키탄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은 "충격적인 일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책임 규명과 정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 사건과 언론인을 포함한 모든 민간인 사망에 대해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미 제한적인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반복적인 공격으로 더 악화하고 있다"며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민간인과 언론인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며 "이 사건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이 전쟁의 실상을 취재하는 임무를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4층 외벽의 계단 부분을 연달아 2차례 폭격했다.
이 공격으로 로이터통신, AP통신, NBC방송 등 서방 매체를 포함한 언론인 5명 등 20명이 사망하며 논란이 일었다.
AP와 로이터는 이스라엘 당국에 서한을 보내 유감을 표하며 "시급하고 투명한 책임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공격이 엄연히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카메라를 파괴하려던 의도로 전날 작전이 진행된 것이지 언론인을 표적 삼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카메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병력의 활동을 감시하며 테러를 모의하는 용도로 파악됐으며, 이런 판단은 하마스가 나세르병원을 군사적으로 활용해왔다는 정보를 통해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골라니여단은 위협 제거를 목표로 카메라를 파괴하고자 공습 작전을 수행했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공습에 앞서 승인된 탄약과 공격 시점을 다시 살피고, 현장에서 의사결정 과점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번 사망자 중 6명이 테러리스트였으며, 이들 가운데 1명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영토 침투에 가담했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간인에 피해가 발생한 것에는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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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한 관계자는 숨지거나 다친 기자들은 하마스 대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로이터와 AP 기자들은 이번 공습의 표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완전장악 작전을 추진하는 등 공세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여명 중 10명을 우선 석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재국의 휴전안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이 한꺼번에 풀려나지 않는 한 합의는 없다며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이스라엘 현지의 반발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6일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가 수십 건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했고, 공항 내부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전직 유럽연합(EU) 대사 및 고위 외교관 209명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긴급 대응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 이스라엘과의 공동사업 자금 지원 중단, 전쟁범죄 혐의자의 입국시 기소 등 조치를 EU 회원국들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