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인력 64→25명 축소 계획 작성…박정훈 '항명' 보복 의심

이종섭 측 "터무니없는 억측…하루 만에 작성될 수 없는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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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순직해병특검 참고인 출석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3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박정훈 대령이 이끄는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직후 국방부가 수사단 규모를 대폭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국방부 차원의 반대에도 채상병 순직 관련 수사 기록을 경찰에 넘긴 수사단에 대한 보복성 조처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이 확보한 '군 수사조직 개편 계획'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의 규모를 기존 64명에서 25명으로 61% 감축하려 했다.

해당 문건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적시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직후 작성된 것으로 추 의원실은 보고 있다. 전달 31일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이후 국방부와 대통령실 윗선이 수사단에 '혐의자 축소 외압'을 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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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군 수사인력 축소안./ 사진=추미애 의원실

개편안은 각 군 수사단(육군·해군·공군·해병 수사단)을 국방부 직할로 일원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 과정에서 각 군 수사단의 인력은 대폭 감소하는데, 해병대 수사단의 감소 폭은 61%(64명→25명)로 육군(37%↓)보다 훨씬 컸다.

국방부는 문건에서 "군별 특성을 고려한 감축 규모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으나, 2020년 기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인력 1명이 맡는 형사사건은 평균 17.8건으로 육군(11.8건), 해군(7.1건), 공군(4.2건)의 평균 처리 건수보다 월등히 많았다.

해당 문건을 확보한 특검은 국방부의 조직 개편 계획이 박 대령의 항명에 대한 보복성 조치인지 확인하고 있다. 통상 조직개편을 위해 밟아야 하는 절차가 미비했던 점도 포착해 구체적인 작성 경위를 수사 중이다.

문건을 작성한 실무책임자 유모 국방부 기획관리관을 최근 소환 조사했으며,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도 해당 문건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은 해당 개편안이 채상병 사건과는 무관하게 추진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검이 그러한(보복성 조직개편) 의심을 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하루 만에 작성될 수 없는 검토 문건"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