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출신 살몬, 고국 언론과 인터뷰…"北 사이버 공격은 계속 교묘해져"
"우크라전 파병된 다수의 북한병사 부모, 자녀 이동사실 전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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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2년 방한 당시 기자회견하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엘리자베스 살몬(59)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군인들이 가족으로부터 먹거리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페루 변호사 출신인 살몬 특별보고관은 모국 언론매체인 엘코메르시오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상황을 알 수 없도록 한 채 진행되는 군사화와 맞물리면서 북한에서는 식량난과 의료적 위기, 표현과 이동의 자유 침해가 만연해졌다"며 "끔찍하고 강제적인 군 복무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음식과 의약품 태부족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환경과 관련, "그들(북한군)은 가족들이 보내주는 식량 덕분에 겨우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한 뒤 "우크라이나 파병이라는 특정 사례의 경우 끔찍하게도 매우 젊은 많은 병사의 어머니들은 자녀의 이동 사실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고 부연했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접촉해 전장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상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한국 정보기관 등과도 소통했으며, 취합된 정보는 보고서로 정리해 10월께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지난 달 김정은(41)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됐던 전사자를 '추모'하는 모습을 북한에서 공개한 것과 관련, "그(김 위원장)는 병사들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지만 이는 비극"이라며 "그 사람들(전사자)은 그 전장에 가서는 안 될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인권 문제에 대해 "한없이 폐쇄적"인 북한을 상대로 2022년부터 3년간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업무에 임했다는 그는 최근 임기 연장으로 2028년까지 3년간 더 북한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탈북민, 위성 데이터, 한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 정부" 등 다양한 정보 채널을 통해 북한 내 인권 이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그곳에 들어가 직접 현장을 살피지 못한다는 이유로 북한 주민의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환기하는 게 제 주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범죄를 위해 수많은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한국이나 일본 등 국가에서는 관련 사건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범죄 활동이 훨씬 더 교묘해지고 더 강도 높게 국경을 넘나드는 것으로 관찰된다"고 우려했다.
엘코메르시오는 11∼13일 페루 가톨릭대학 민주주의·인권연구소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를 계기로 이번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