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이슬람실' 개관 위해 방한한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관장

"대표 걸작 80여 점 한자리에…이슬람 문명 이해하는 창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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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용 카펫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가 열린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2026년 10월 11일까지 열린다. 2025.11.2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2022년 월드컵 당시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공연했을 때는 정말 호응이 좋았죠."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Museum of Islamic Art·MIA) 관장은 21일 "카타르에서도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슬람예술박물관은 이슬람 문화를 주로 다루는 대표적 박물관이다.

7세기 무렵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해 세계 곳곳으로 확장한 이슬람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서예 작품, 금속공예품, 도자, 직물 등 1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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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이슬람예술박물관 관계자들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관장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장(오른쪽)과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학예 부관장(왼쪽)이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11.2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貝聿銘·1917∼2019)가 완성한 건축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천400여 년에 걸친 이슬람 역사와 문화유산을 모은 박물관의 수장인 알-나스르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로 문 여는 '이슬람실' 전시를 위해 20일 방한했다.

이슬람실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관에서 처음으로 이슬람 문화를 주제로 삼은 공간이다.

알-나스르 관장은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걸작 80여 점을 모은 자리"라며 "여러 대륙과 시대를 거치며 발전해 온 이슬람 문화의 핵심 가치를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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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미술전 열린 국중박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가 열린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칼리드 알-하마르 주한 카타르 대사(오른쪽부터),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학예 부관장과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관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미흐랍 석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2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왕실 카펫, 섬세한 도자, 정교한 채색 필사본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이 유물들은 관람객을 지구 반대편으로 안내하며 상상력과 영감 넘치는 여정을 선사할 것입니다."

알-나스르 관장은 한국에서 이슬람 문화가 소개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전시 취지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나라"라며 "공예와 서예, 궁정 문화 전통에 익숙한 관람객이 이슬람 미술에서 뜻밖의 연결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전시를 "이슬람 문명 세계를 이해하는 창"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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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관장과 학예 부관장 왼쪽부터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관장,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학예 부관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그는 오랜 기간 박물관 관련 경력을 쌓은 후 지난해 관장으로 취임했다. 2007년부터 이슬람예술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전시부장, 학예부관장 등을 역임했고, 2022년 대대적으로 이뤄진 전시 개편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알-나스르 관장은 '문화 수도', '문화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자국의 목표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가 카타르 박물관 연합(Qatar Museums) 설립 20주년이라고 설명하며 "문화의 수도가 되겠다는 구상에 따라 이슬람 문화를 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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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방향 표시하는 미흐랍 석판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가 열린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모스크에서 메카 방향을 표시하는 벽감인 미흐랍 석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2026년 10월 11일까지 열린다. 2025.11.2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알-나스르 관장은 이어 "이번 전시는 이슬람 예술의 풍요로움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박물관의 핵심 과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슬람예술박물관 측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학예 부관장이자 이슬람 연구자로 잘 알려진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박사는 "이번 전시는 (한국과 카타르 간 협력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아부다야 박사는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다"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이슬람예술박물관, 혹은 카타르 국립박물관 등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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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사냥꾼 묘사한 직물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가 열린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2026년 10월 11일까지 열린다. 2025.11.21./ 사진=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