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명칭 '종이접기', 세계 사전에 등재 추진"
반크-종이문화재단, 영국 옥스퍼드 사전 등 해외 사전 등재 글로벌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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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해외 주요 사전 등재 추진 글로벌 캠페인 포스터./사진=반크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과 공동으로 한국 전통 고유 명칭인 '종이접기'(Jong ie jupgi)를 해외 주요 사전에 등재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반크가 지난 2022년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종이접기'라는 명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진행했던 홍보 활동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한류의 확산이 이어지면서 한국어가 국제 사회에서 점차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dalgona(달고나)', 'tteokbokki(떡볶이)', 'pansori(판소리)' 등 한국어 단어 7개를 새로 등재했으며, 현재 총 48개의 한국어 단어가 수록돼 있다. 그러나 한국 전통 종이접기는 여전히 일본식 용어 'Origami(오리가미)'에 가려 독립적인 문화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종이접기 전통을 의미하는 '오리가미'는 1950년대 미국 종이접기협회 창립자인 릴리언 오펜하이머를 통해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식 용어와 방식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늘날 모든 종이접기 관행을 포괄하는 보편적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구글에서 한국어로 '종이접기'를 검색하면 영어로 'Origami'라는 표기가 뜬다는 점이다. '종이접기'가 영어로 번역될 때도 고유 명칭이 사라지고 'Origami'로 표기된다.

반크 조사에 따르면 옥스퍼드 영어사전, 위키피디아 등 주요 사전과 백과사전은 'Origami'를 "the Japanese art of folding paper" 등으로 정의하며 일본 전통 예술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종이접기가 일본 문화의 파생 개념으로 오인될 위험이 크며, 한국 전통문화의 고유성과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고 반크는 지적했다.

한국의 종이접기는 오리가미와 기원과 전통이 다른 독립된 문화다. 삼국시대 무속 의례에 사용된 '고깔(삼신모자)'은 한국 종이접기의 원형으로 평가되며, '일본서기'에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610년 종이와 먹을 일본에 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당시 종이접기 문화가 일본으로 함께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후 종이접기는 종교 의례, 생활 놀이, 예술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고유한 미적 전통을 형성했다. 이러한 오랜 역사와 독자적 전통을 지닌 한국의 종이접기가 국제 사회에서 올바르게 이해되려면, 고유 명칭을 지키고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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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종이문화재단 업무협약식 (서울=연합뉴스) 박기태(왼쪽) 반크 단장이 지난 2022년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 이사장과 '종이접기'라는 명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반크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반크 이세연 청년연구원은 "종이접기가 해외 사전에 등재되면 오리가미 중심 서술로 생긴 문화적 오해를 바로잡고,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제 이름으로 존중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리가미가 일본 문화의 대표 상징으로 자리 잡았듯, 종이접기 역시 한국 고유의 창의성과 미학을 대표하는 명칭으로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세계가 동아시아 전통문화를 보다 다양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종이접기'는 교육·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만큼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라며 "전 세계 약 2억 명에 달하는 한류 팬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배우고 즐기는 만큼, 종이접기가 한류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국 종이접기의 정체성을 세계에 바로 알리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한류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K-종이접기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꼭 필요한 정서 함양 및 창의·인성교육을 넘어 과학·예술·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융합형 문화콘텐츠"라며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전하는 데 최적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에 앞서 ▲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 시정 요청 ▲ 해외 사전에 '한복(Hanbok)·직지(Jikji)·인삼(Insam)' 등 한국 단어 등재 추진 ▲ 영어권 어휘 플랫폼 'Vocabulary.com'의 아프리카 차별 표현 수정 등 해외 사전의 오류를 바로잡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반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해외 주요 사전에 종이접기 등재를 공식 요청하고, 관련 근거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반크는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https://www.woollimkorea.net/beginning-of-woollim/view.jsp?sno=3342)을 통해 이번 캠페인을 소개하며, 국민과 함께 한국 문화의 고유 명칭이 세계 속에서 올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