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80세 등 대부분 70대들 "자랑스러워"…중학학력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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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 늘배움학교 제1회 졸업식./ 사진=고성군
경남 고성에 사는 할머니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늦깎이 초등학교 졸업생이 됐다.
18일 고성군에 따르면 군은 초등학력 인정과정을 운영하는 '늘배움학교'를 2023년 개설했다.
배움의 때를 놓친 어른들에게 늦게나마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였다.
경남도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첫발을 뗀 초등학교 인정과정 문해교실에는 총 13명의 할머니가 입학했다. 입학 당시 이들 대부분은 70대였다.
이들은 교실이 차려진 고성군 청소년센터 온에서 주 3회가량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국어, 영어, 수학 수업을 들었다.
교육과정에는 각종 체험활동, 수학여행 등 다양한 학력인정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고령이 된 이들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을 법한 과정이지만, 뒤늦게 타오른 배움의 열정은 이들을 어김없이 교실로 이끌었다.
이들 할머니는 3년간의 늘배움학교 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단 한 명의 중도 낙오자 없이 지난 17일 늘배움학교 첫 졸업생이 됐다.
학사복을 입고 학사모를 쓴 채 졸업식에 참석한 이들은 초등학력 인정 졸업장과 꽃다발을 품에 안고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았다.
어느덧 이들 중 1명은 만 80세가 됐다. 60대 막내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70대다.
80세에 졸업장을 쥔 김상금 할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나 자신한테 고생 많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들 모두는 내년에는 중학학력 인정과정에 도전한다.
고성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정형편으로 초등교육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고, 남자들은 그래도 초·중학교 정도는 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 여성들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규 교육의 기회를 놓친 성인 만학도들이 학력 인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