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환자·가족에게 도움 되길"…9년째 누적 기부금 7억4천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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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기부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놓고 간 현금 뭉치와 손 편지./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17년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보낸 경남지역 익명의 기부천사가 올해도 현금 수천만원과 손 편지를 놓고 사라졌다.
22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발신자 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 한 통이 모금회에 걸려 왔다.
정체를 밝히지 않은 이 익명의 기부천사는 모금회 사무국 모금함 뒤에 성금을 두고 갔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가 말한 곳에는 성금 5천352만7천670원과 손 편지가 담긴 상자가 있었다.
편지에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간다"며 "난치병으로 힘겹게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이 웃고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 더 많아지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모금회 직원들은 돈을 놓고 간 후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전화로 연락을 해온 점과 손 편지 필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고액 기부를 한 익명 기부자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이 시민이 같은 기부자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 익명 기부자는 2017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약 2억5천900만원 기부를 시작으로, 2022년 서울 이태원 참사,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과 호우 피해, 경기 화성공장 화재 등 국내외에 성금이 필요한 순간마다 거금을 쾌척했다.
올해 9년째 성금을 전한 그의 누적 기부 금액은 약 7억4천6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성금은 난치병 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매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어지는 익명의 나눔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기부자의 뜻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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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기부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놓고 간 현금 뭉치와 손 편지./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