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일원에 있는 무섬마을./ 사진= 민선기 겸임기자
경상북도 영주에는 5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한 마을이 있다. 문수면 수도리 일원에 있는 전통 마을 무섬마을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마을 동쪽 500m 지점에서 합류하여 마을 전체를 태극 모양으로 한 바퀴 휘감아 돌고 있어, 마을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고 하여 '무섬'이라고 불린다.
무섬마을은 조선 중기 17세기 중반 입향시조인 반남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유서 깊은 전통 마을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에 뜻있는 주민들에 의해 건립된 아도서숙은 항일운동의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구조와 양식을 갖추고 있는 무섬마을의 가옥들./ 사진=민선기 겸임기자
무섬마을에는 만죽재와 해우당 고택을 비롯하여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춘 口자형 가옥, 까치구멍집, 겹집, 남부지방 민가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와 양식을 갖춘 한국 전통 가옥인 한옥이 많이 보존되어 있어 전통 주거 민속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무섬마을은 농토, 우물, 담장과 대문, 감실이 없는 특이한 마을이다.
지형 특성상 집 지을 공간과 작은 텃밭 정도는 있으나 충분한 양의 농사를 지을 땅이 부족해 농토가 이 마을엔 없다. 풍수지리상 무섬 마을은 행주형으로 사람과 물건을 가득 실은 배가 떠나려는 모습 즉, 부귀영화를 뜻한다. 배에 구멍이 있으면 가라앉기 때문에 강변에 구덩이를 파고 고인 깨끗한 물을 마셔 따로 우물을 파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이곳은 집성촌으로 유서가 깊은 마을인 만큼 마을 구성원 모두가 친인척이고 집 주변으로 담을 쌓은 공간이 부족해 담장과 대문을 만들지 않았으며 예전에는 지금과 달리 마을을 감싸는 둑이 얕아 잦은 수해에 감실이 젖거나 떠내려가기라도 한다면 그건 조상에 대한 예가 아니라는 생각에 감실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경상북도 영주시 무섬 외나무다리./ 사진=민선기 겸임기자
무섬마을 주변엔 산과 계곡, 강 등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자연경관을 따라 산책이나 하이킹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며, SBS 주말드라마 옥중화와 KBS 월화드라마 사랑비 등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인만큼 마을 자체로도 아름답다. 특히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 관광의 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이며, 매년 이곳에서는 무섬 외나무다리 축제가 열린다.
무섬마을 내 한 가옥./ 사진=민선기 겸임기자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마을답게 무섬마을엔 아직 조선 시대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들이 남아있다. 예를 들어 석암정(石庵亭)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저항 운동 기지로 사용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또 무섬마을은 전승 문화를 중요하게 여겨 도자기 제작, 종묘 제례 및 축제 준비 등 다양한 전승 기술들을 보존해 왔으며, 지금도 한옥 체험 프로그램, 전통 음식 체험, 공연 등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3년 8월 23일 대한민국 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무섬마을. 바쁜 도심에서 벗어나 쉬고 싶다면 경상북도 영주에 위치한 무섬마을을 찾아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체험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