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물 공급 운문댐 가뭄 '주의' 단계…물 비축 조처
강릉 물 공급 오봉저수지 저수율 30%까지 떨어져…대책 논의
최근 2주 전국 강수량 8.3㎜ 불과…예년 6.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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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빛 맨바닥 드러난 오봉저수지 장마철이지만 강원 동해안에는 마른장마로 가뭄이 지속돼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7일 강릉시민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33.3%로 가뭄이 극심했던 작년의 52.2%, 평년의 65%보다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진=환경부
장마가 이례적으로 일찍 끝나면서 일부 지역에 가뭄이 들 징조가 나타남에 따라 환경부가 홍수대응체계를 유지한 가운데 가뭄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다.
환경부는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기간(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홍수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강원 강릉 등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가뭄에도 총력 대응하겠다고 9일 밝혔다.
지난 7일 기준 생활·공업용수 공급 역할을 하지 않는 영주댐을 제외한 19개 다목적댐의 예년 대비 저수율은 평균 116.2%, 12개 용수댐은 98.1%로 아직 댐에 물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대구 등 경북권에 물을 공급하는 용수댐인 운문댐은 현재 저수율이 38.4%로 예년 저수율(47.3%)를 크게 밑돌고 있다. 운문댐은 지난달 1일 가뭄대응단계가 '주의'로 격상돼 하천유지용수 공급량을 줄이고 운문댐에서 대구에 공급하는 생활·공업용수를 낙동강 물로 대체하는 등의 물 비축 조처가 이뤄지고 있다.
강원 강릉 생활·공업·농업용수를 90% 가까이 공급하는 오봉저수지도 가뭄단계가 '관심'인 상황이다. 예년 이맘때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65%인데 현재 저수율은 31%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9일 강릉시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오봉저수지 가뭄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는 상황에 대비 제한급수 등 대책을 검토했다.
장마가 없다시피 하면서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에 대비해 댐을 비워뒀는데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연중 내리는 비의 50∼60%가 여름(6∼8월)에 온다.
특히 장마철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452.2㎜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544.4㎜)의 83.8%에 그친다.
최근 2주(6월 25일∼7월 8일) 전국 강수량은 8.3㎜로 평년 동기 강수량(141.0㎜)의 6.1% 수준이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비가 평년 10분의 1 수준 정도는 왔지만, 나머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10%에 못 미친다.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해 짧게 지나갔다.
제주는 장마가 지난달 12일 시작해 같은 달 26일에, 지난달 19일 장마철에 들어선 남부지방은 지난 1일 장마가 종료했으며 남부지방과 같은 날 장마철에 들어간 중부지방은 장마 종료가 선언되진 않았지만, 비가 이어지진 않고 있다.
기상청은 13일 제주, 16∼17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 18일 오전 영남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본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등에 16∼17일 내리는 비는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 뒤쪽에서 유입되는 찬 공기가 기존에 뜨거운 공기와 충돌하면서 정체전선을 형성해 내리는 장맛비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