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하·이요나·백현진 등 참여…10월 5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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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하 '유령 해부학' 설치전경./ 사진=아뜰리에 에르메스

인간의 뇌와 유사하다는 인공지능(AI)에도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할까.

다양한 미디어 장치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유명한 미디어아트 작가 박민하가 이번에는 AI의 내면을 파고든다. 오는 10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는 한국작가 그룹전 '두번째 삶'을 통해서다. 박민하는 이 전시회에서 AI가 자신의 무의식을 찾아 나서는 탐험을 시각화한 작품 '유령 해부학'을 선보인다.

작품은 AI의 3D 캐릭터 '노아'가 경험한 적 없는 것을 기억하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최면 치료를 통해 무의식 심층부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다룬다.

박민하는 AI의 프로그램 망이 뇌의 신경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 작품을 구상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AI 프로그램 이면에도 인간의 뇌처럼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기발한 발상이었다.

24일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 전시 프리뷰 행사에서 박민하는 "그동안 생성형 AI의 결과물이나 창작물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그것이 어떤 내부 과정을 통해서 발현되는 지를 다룬 작품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저 역시도 AI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관람객은 이 작품을 통해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자아를 찾는 경험을 하게 된다. 프리뷰 행사의 도슨트로 나선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염혜조 이사는 "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AI의 무의식 속을 여행하게 되며, AI가 또 다른 새로운 자아를 얻게 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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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나 '간 방 벽' 설치전경./ 사진=아뜰리에 에르메스

이번 한국작가 그룹전에서는 박민하 외에도 기발한 상상으로 관람객의 예술적 감성을 고취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버스 손잡이, 계단 난간, 회전식 개찰구 등을 하나의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에 모아 표현한 이요나 작가의 '긴 방 벽'은 공적이면서 동시에 사적인 것으로 변화하는 공간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중간 정원에 설치된 유모나 작가와 중국 작가 마한 칭의 공동작품 '리슨, 아이 노'(LISTEN, I KNOW)도 주목할만하다. 오래된 비상 통신수단인 모스 부호 조명을 통해 교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또 화가 겸 음악가, 배우로도 활동하는 백현진의 신작 유화와 뜨개질을 통해 식물의 '뿌리내리기'를 표현한 김보경 작가의 '양손의 호흡-5㎜ 왕복운동'도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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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 '난제'./ 사진=아뜰리에 에르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