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광복 80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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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창 근역서화징(1928)./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화가인 도상봉·오세창·이상정·최덕휴 4인의 예술혼과 저항정신을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오는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홍지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열리는 '화가의 해방일지'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예술혼을 놓지 않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했던 화가 4인의 이야기를 일지 형태로 재구성한 전시다.
도상봉(1902∼1977)은 1919년 3·1운동에 참여해 6개월간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주로 조선백자를 소재로 한 정물화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현했다.
오세창(1864∼1953)은 1919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다. 한국 서화가를 집대성한 '근역서화징'(1928)을 저술했고, 서예가로 상형문자를 응용한 독창적인 전서와 예서 작품을 남겨 독자적인 서풍을 확립했다.
이상정(1896∼1947)은 1921년 대구 최초의 개인전인 '이상정양화개인전람회'를 열었고, 미술연구소 벽동사를 설립해 예술 보급에 힘썼다. 1925년 사회주의 독립운동 단체 용진단을 결성해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최덕휴(1922∼1998)는 동경제국미술학교 재학 중 1943년 일본군에 징집됐지만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 항일투쟁을 벌였다. 해방 후 경희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미술 교육자로 여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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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최덕휴 양화개인전 전단지./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전시는 작가들의 일기와 영상, 작품, 아카이브 등 45점을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식민지 시대 미술교육의 현실을 조명한다.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미술 교과서 '정정 보통학교학도용 도화임본3'(1911)부터 '제1회 제국미술원 미술전람회원색화첩'(1919), 우리나라 최초로 결성된 근대 민간 미술 단체 서화협회의 '서화협회회보' 창간호(1921) 등이 전시된다.
2부는 작가 4인의 일기와 유족 인터뷰 영상을 통해 독립운동과 예술 활동 이야기들을 조명한다. 박물관 소장품인 '전서'와 영상을 통해 해방 이전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대상을 보여주는 신문 기사를 통해 화가들의 고뇌와 의지를 살펴본다.
3부에서는 화가들의 해방 전후 예술 활동과 행적을 조망한다.
김달진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화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작가의 삶을 입체적으로 체험하고,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