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시민단체, 전국 16개 고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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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 제정' 기자회견./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 시민단체가 전국 16개 고교의 고1 1학기 중간고사 영어, 수학 과목 문제를 살펴봤더니 조사 대상 모두 교육 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는 5문제 중 하나꼴로 교육과정 밖의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전국 16개 고교 고1 중간고사 내신시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교육 인프라와 고교 유형, 의대와 서울대 입시 결과 등 대입 실적에 따라 서울 8개교 등 전국 총 16개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고교 수학 교사 18명과 교육과정 전문가 2명이 참여해 '공통수학Ⅰ·Ⅱ'의 성취 기준과 성취 수준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수학 과목에서는 16개 고교 모두 교육 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을 출제했다. 16개교 수학 과목 총 370문항 중 68개(18.4%)가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됐다.

사교육 과열 지구, 자사·특목고, 대입 실적 상위 고교에서 수학 시험의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 판정 비율이 16개교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의 사교육 과열 지구인 강남·서초 4개교의 이 비율은 평균 17.7%로 비사교육 과열 지구인 구로·금천구의 4개교(11.8%)보다 5.9%포인트(p) 높았다.

의대와 서울대 진학 실적이 높은 8개교의 경우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 비율이 25.2%로 16개교 평균(18.4%)보다 6.8%p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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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학년 수학 내신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 출제 비율./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어의 경우 16개 고교가 채택한 '공통영어Ⅰ' 교과서 8종 난이도의 최고 수준 평균은 미국 중2 수준이었으나 중간고사의 최고 수준 평균은 미국 고3 수준으로 내신시험이 교과서보다 4개 학년 가량 수준이 높은 것으로 판정됐다.

사교육걱정은 영어의 경우 수학과 달리 교육 과정 성취 기준과 수준이 모호해 내신시험의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판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교과서 수준을 교육과정 성취기준으로 간주하고 내신시험 수준과 격차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영어 역시 내신 시험 수준에서 강남·서초구 4개교의 평균 수준이 미국 학년 기준으로 8.89학년으로 비사교육 과열지구 평균 수준인 7.63학년보다 1.26학년 더 높았다.

의대 및 서울대 진학 상위 8개교 내신시험의 평균 수준은 9.10학년으로 나머지 8개교 평균인 8.26학년보다 0.84학년 더 높았다.

사교육걱정은 "16개 고교에서 올해 치러진 고1 중간고사의 수학과 영어 시험 문제는 국가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정됐다"며 "시도교육청은 내신시험의 교육과정 준수를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