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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CG)./ 사진=연합뉴스TV

과도한 사교육 문제를 방치한 채 현행 일·가정 양립 정책만으로는 출산율을 높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최 포럼에서 제기됐다.

김영철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이 연 제9차 인구전략 공동포럼에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신과 수능 모두 변별력이 강한 형태로 유지되고, 이를 동시에 입시전형에 활용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노동시장에서의 프리미엄을 아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최선의 노력으로 두 전형에 대비하고, 더 상위 서열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부분 OECD 국가는 애초에 입학 자원에 대한 촘촘한 선별 기능을 국가가 나서서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촘촘한 선별을 강제하면 학생들이 전형에 유리한 쪽으로 편협한 학습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내신 상대평가 9등급제의 5등급제 전환 등 정부의 대입 개편안이 충분한 정도로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수능의 폐지 혹은 자격고사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과열 입시와 과중한 사교육 부담을 그대로 방치한 채 일·가정 양립, 양육 수당 확대 등의 소소한 정책만으로 기혼 가정의 출산 의지가 되살아나리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대도시 부동산 가격 급등을 이끈 주된 요인 역시 학군 영향력과 학원 서비스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촘촘히 학생을 선별하는 각종 대입 기제를 혁파함으로써 수험생들의 경쟁을 줄여가야 한다"며 "이게 학부모의 정신적·경제적 양육 부담을 경감하고 젊은 세대의 출산 의지를 회복시킬 핵심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사교육 과열의 원인으로 ▲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대학 서열화·대입 경쟁 심화 ▲ 공교육의 한계와 잦은 교육정책의 변화 및 복잡한 입시제도 등을 꼽았다.

남궁 연구위원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 교육 정책으로 "정부가 매년 공개하고 있는 사교육비 규모는 초·중·고교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현실성 있는 사교육 모니터링을 위해 영·유아 및 초중고 학생, N수생(2회 이상 수험생)을 모두 포함한 사교육 통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 정책으로는 "사교육 문제는 양극화된 사회구조,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결부돼 있다"며 "특정 대학·학과 진학이 경제적 부유함이라는 성공에 직결된다고 믿는 국민 의식도 문제인 만큼 사회구조 개혁과 함께 국민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