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 군심 다독이기…"과거 군대와 지금 군대 다르다는 것 국민이 인정"

'대북·대남방송 중단' 접경 마을도 방문…"서로 복되지 않은 일, 하지 말아야"

대북전단 살포 고압가스 풍선 문제에 "앞으로 걸리면 정부서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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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전방 군 부대 장병 격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에서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군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또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이후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이 멈춘 접경지역 마을을 방문해 그동안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로했다.

오는 15∼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내를 비우기 전 안보·방위를 점검하는 동시에, 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평화 중심의 안보 정책을 부각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연천군의 육군제25보병사단 비룡 전망대를 방문해 경계와 수색을 담당하는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고 전망대 등 군사시설 현황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존속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군에 대한 처우나 대우, 인식도 많이 바뀌었으니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너무 중요해서 사람들이 잊어버리지만, 안보는 우리 공동체가 존속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일"이라며 "그 일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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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보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측 지역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최근에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여러분 자긍심에 손상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 장병들의 충성심을 믿는다"며 "일선 지휘관들, 장병 여러분이 특정 개인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충성심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자기 역할을 잘 해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근 일부 장병들이 퇴직도 많이 하고 사기가 많이 꺾였다는 얘기가 있는데, 국민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군대와 지금 군대는 전혀 다르다. 우리 국민들은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계엄군으로 투입된 일선 장병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큰 혼란을 막은 점을 치하하며 군심(軍心)을 다독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건 여러분의 몫"이라며 "그보다 가장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인데, 그건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과 초소 등을 살펴보며 북한이 중단한 대남 소음방송의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시켰고, 이에 북한도 이튿날부터 대남 소음방송을 중지한 상태다.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의 국방·안보 철학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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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접경지 주민간담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접경지 주민 간담회에 참석한 김경일 파주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후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대성동 마을도 방문했다. 지난해 9월부터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으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호소해 온 곳이다.

이 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우리가 중단하니까 북한이 곧바로 따라 중단해서, 소음 피해를 해결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서로 전기 아깝게 시끄럽게 괴롭히는 것, 우리도 괴롭고 자기들도 괴롭고, 서로에게 복되지 않은 이런 걸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이익 없이 가해하는 그런 일은 최소화하고, 앞으로는 소음 피해 문제만이 아니라 남북 긴장 관계가 많이 완화돼 경제 문제도 해결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군의 대북 확성기 중단을 지시한 과정과 관련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서로 좋은 일인데, 전례를 보면 '북한 편들기'니 '안보태세에 문제가 있다'든지 역공격이 많아서 망설였다"며 "다행히 요즘은 시민들 의식이 높아서 큰 소리가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한 주민이 멧돼지에 의한 피해를 언급하자 파주시장을 향해 "시장님이 멧돼지 좀 잘 잡으시라"며 "시장님이 해 보고 안 되면 군대를 동원하든지 해서라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이 대북전단 살포 풍선 문제를 이야기하자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고압 가스 취급과 관련해 현행범 체포 지시를 했던 일을 소개하며 "북한으로 삐라를 불법으로 보내는 것은 통일부가 자제 요청을 했고, 어겨서 계속하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정부 단위에선 앞으로 걸리면 아주 엄벌할 테니 잘 잡으시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