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보도…"11월 10일 '관세 휴전' 종료 이전 방중 가능성"

미국·중국 국방·외교 장관의 전화통화 접촉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한 "준비작업(groundwork)"으로 여겨진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는 지난 9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 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화상통화를 한 데 이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그다음 날인 10일 통화한 것은 정상회담에 앞선 의제 조율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X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기는 현재로서는 10월 31일∼11월 1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전후가 될 것"이라면서 "90일간의 2차 미중 관세 휴전이 만료되는 11월 10일 이전에는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그다음 날부터 미중 관세·무역전쟁의 '90일 휴전'이 재차 이뤄졌다. 그에 앞서 미국이 지난 5월 12일부터 적용한 24%포인트 추가 관세 유예기간을 다시 90일간 늘리고 중국 역시 보복을 유예키로 합의한 바 있다.

관세 휴전 기간에 미국은 중국에 30% 기존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지속하는 인도와 중국을 제재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에 인도·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100% 관세를 부과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칭화대의 천치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이번 주 접촉한 (중미)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에 차후 있을 정상회담과 관련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기대감을 관리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천 교수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다면 (중미 간) 무역전쟁 격화 가능성이 작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무역전쟁 조치를 하게 되면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푸단대의 우신보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중국이 사용한 희토류 수출 통제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로 미국의 아픈 곳을 찌른 비장의 무기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 4월 4일 희토류 17종 가운데 7종의 대미 수출통제라는 맞불을 놓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인공지능(AI) 용도의 H20 칩 수출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선딩리는 "현재 (중국의) 민간용 희토류 수출은 완화됐지만 군사용 수출은 엄격하게 통제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중국이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희토류 고성능 자석 수출 통제로 인해 미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희토류 고성능 자석은 F-35는 물론 첨단 정밀 유도 시스템, 레이더 장비, 핵잠수함에 필수 소재다.

SCMP는 미중 국방·외교 장관 접촉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고 전했다.

둥쥔 국방부장은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특정 국가의 침해와 도발, 그리고 비지역 국가의 고의적인 선동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말로 미국의 불개입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군사력을 사용해 (대만) 독립을 지원하고 대만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모든 계획과 간섭은 좌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X

사진=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 외교수장 회담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이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대만과 같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해서는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마 보 난징대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의 해상 안보 문제가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중국은 미국에 '항행의 자유'와 관련해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