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지역 없는 세상 만들려 정치…가장 힘센 사람됐으니 실천할 것"
국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 끼어들자 거듭 제지…"대통령과 도민의 대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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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에 답변하고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강원도와 같은 접경지역이 치르는 특별한 희생을 다 보상해드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라도 강원도에 산다는 것이 억울하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강원은 전국 최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북 대치에 따른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지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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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균형발전 측면이 아닌 공정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여유 없이 살아오다 보니 불공정이 일상이 되면서 저항이 적은 지역에 혐오시설을 밀어붙이고 '피해를 감수하라'고 윽박지르는 게 국가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땅이 다 똑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말은 하는데,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휴전선 접경지역에는 엄청난 규제를 가하지 않느냐"며 "군인이 진주하고 군사보호구역을 설정해 출입도 못 하게 하면서 아무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결국 강원도 접경지대에 사는 게 죄인이 된 것"이라며 "얼마나 억울하겠나. 누가 거기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휴전선이 하필 거기 그어진 것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어떤 지역도 특별히 억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자 정치를 시작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됐으니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강원도민들은 이어진 토론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지방·농어촌 균형발전, 대학 지방 이전, 교육·문화·복지 확대 등 여러 주제가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유적지 보호를 위한 춘천 레고랜드 철거, 환경 보호를 위한 오색케이블카 백지화 등의 요구가 나오자 즉석에서 참석자들에게 찬반 입장을 거수로 표명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자신을 선장이라고 소개한 참석자가 "바다 이야기 좀 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게임 이야기 아니지요"라고 되물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또 다른 참석자가 수도권 대학의 지방 이전을 건의하자 "대학들이 힘이 세다"며 "저는 하고 싶다. 지지율이 일정 정도 이상을 상당 기간 유지하면 까짓것 해볼 만한데 자칫 그것 하다 죽는 수가 있어서 쉽지 않다"고 농담 섞어 말하기도 했다.
야당 소속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이날 이 대통령과 같이 무대에 자리했으나 발언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지방예산 확대를 건의하자 "지방자치 정부의 권한을 최대한 확대하고 자율성도 높여가겠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이 과정에서 김 지사가 부연 설명에 나서려 하자 "지사님은 좀 참으시죠"라고 제지했다.
김 지사가 "좋은 얘기라 한 가지만 좀 (말하겠다)"이라고 말을 계속 이어가려 하자 이 대통령은 "나중에 하시라. 우리 도민 얘기 듣는 자리"라고 했다.
이후에도 삼척 지역 도서관 건립에 대한 좌중의 건의에 김 지사가 "간단히 말씀 드리겠다"고 재차 끼어들자 이 대통령은 거듭 "대통령과 도민이 대화하는 자리로, 제가 물어볼 게 있으면 묻겠다"고 거듭 제지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말미에 정면을 응시하며 "김 지사님 말씀 들으면 좋은데 오늘 자리의 취지는 그게 아니다"라며 "꼭 강원도 입장에서 할 말이 있으면 대통령실로 따로 문서를 보내주면 제가 한 번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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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을 받고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