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하루 네 차례 독송…"도적적이고 안정적인 마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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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간 기념 간담회 하는 동명스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해 온 동명스님이 한국 불교 의례 대표 경전인 천수경(千手經)을 쉽게 설명한 단행본 '매일매일 천수경'(조계종출판사)을 출간했다.

스님은 책에서 천수경의 특징과 역사를 알려주고 여기 담긴 진언의 의미를 하나하나 풀이한다.

천수경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즉 구업(말을 잘못하여 짓는 업)을 청정하게 하는 진언(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말)을 세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책에 따르면 이 진언은 "길상이어라 길상이어라 대길상이어라 묘길상이어라, 원만하여지이다"라는 정도의 뉘앙스로 찬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종의 유쾌한 감탄이다.

출간을 기념해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동명스님은 천수경이 이처럼 정구업진언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첫 번째로는 찬탄하면서 살자는 것"이라며 "이 세상이 좋고, 내가 만나는 사람이 좋다고 찬탄함으로써 자신의 구업을 마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명스님은 많은 경전 가운데 천수경을 택한 이유에 관해 "산사에 있을 하루에 최소 천수경을 4번을 읽었다"고 자기 경험을 들려줬다.

새벽에 일어나면 도량석(道場釋·수행 공간을 정화하는 의식)을 한문 천수경으로 시작했고, 아침 예불을 마친 후 기도에 들어갈 우리말로 독송했다. 오전 9시∼11시 사이에 올리는 사시(巳時)기도 때, 그리고 저녁기도 때도 천수경을 읽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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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사진=조계종출판사

스님은 "이렇게 천수경을 가장 자주 읽었다"며 "불자들이 자주 입는 경전 속에서 답을 찾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천수경이 혼란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현대인의 일상에 평온을 가져다주기를 기원했다.

"무엇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하면 강하면서도 유연하고, 빠르면서도 느긋하고, 도덕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마음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모색해보겠습니다." (머리말에서)

동명스님은 출가 전인 1989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등 여러 시집을 내기도 하는 등 출판에는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그가 경전에 관한 책을 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 스님은 그 이유와 관련해 경전이 지니는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이제 경전을 (풀어서) 내기 시작하는 것은 출력을 좀 천천히 한 것이죠. 뭔가를 알아야 설(說)이 되잖아요. 시나 문학은 제가 출가 이전에도 많이 잡혔던 것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경전에 대해서는 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