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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내버스 파업 부산지역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 시내버스 파업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을 위한 조정 끝에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부산버스노조와 사용자단체인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8일 낮 12시 55분께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올해 임금 협약 조정안에 합의했다.

이번 조정은 노사가 노동위원회에서 제시한 조정안을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노사는 그동안 이견을 보여왔던 성과상여금과 하계휴가비 등은 폐지하고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법원판결에 따라 향후 연장·휴일 수당 등을 지급할 때 '상여금을 산입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줘야 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여금을 없애고 기본급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임금 체계를 변경한 것이다.

임금 체계 변경으로 기사들의 총임금은 10.48% 상승효과가 있다.

전국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임단협을 체결한 곳은 부산 버스 노사가 처음이다.

현재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이나 울산, 창원 등 다른 곳에도 부산 버스 노사 합의안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년은 만 63세에서 만 64세로 1년 연장했다.

이번 합의는 이날 오전 2시 40분께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회의가 최종 결렬된 지 약 10시간 만에 이뤄졌다.

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에 소속된 부산 시내버스 33개 업체의 기사들이 이날 오전 4시 20분 첫차부터 승무 업무를 거부해 147개 노선 2천500대의 버스가 전면 중단했다.

8개 회사 소속 마을버스 69대도 이날 운행을 멈췄다.

시민들은 출근길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부산시와 사측은 이날 새벽 거부했던 노동위원회 조정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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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부산 시내버스 부산지역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부산 연제구공영버스차고지에 운행이 중지된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노동위원회가 조정 결렬을 선언하면서 이례적으로 부산시의 협상 태도에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로 부산시 재정 지출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앞서 기사들의 임금을 8.2% 올려줄 경우 472억원의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산시의 버스업계 적자보전액은 매년 증가 추세인데 지난해 2천800억여원, 올해는 3천200억여원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올해 적자보전액은 500억원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버스 노조 관계자는 "기사들은 심야, 연장, 휴일 등 취약 시간대 근로를 많이 하는데, 대법원판결의 의미를 녹인 임금 체계 개편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게 됐다"면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재정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법원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것은 결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산 시민들에게 파업이 진행된 것과 관련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버스업계 노사 양측 모두 버스준공영제에 지원되는 시 재정이 시민의 혈세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파업사태를 계기로 공공서비스에 대한 위기 대응, 지속가능성 확보의 관점에서 준공영제를 전면 재점검해 운영의 투명성과 재정 지원의 효율성·책임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