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옛 부산시장 사적공간 허물고 시민 편의시설로 변신한 '도모헌'

서진아기자 승인 2024.09.25 10:27 의견 0

'지방 청와대' 흔적도 없어…카페·전시장 등 개방형 공간으로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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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도모헌 전면 개방 지난 23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인 도모헌 1층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도모헌'은 옛 부산시장 관사를 열린행사장으로 사용하다가 리모델링을 계기로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 부산시는 24일 오전 도모헌 개관식을 하고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한다. / 사진=부산시

"이곳은 과거 전임 시장들이 실제로 거주하며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인 '도모헌'이 24일 공식 개관을 하루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옛 부산시장 관사는 1984년 11월부터 1993년 3월까지 관사와 귀빈 숙소로 사용됐다. 1993년 4월부터 3년간 부산민속관으로 개방됐지만, 1998년부터는 다시 시장 관사와 행사장으로 활용되다가 2004년 9월부터 '열린행사장'으로 일부만 공개됐다.

이곳은 최종호 시장과 안상영 시장 등 2020년 4월까지 12명의 시장이 관사로 사용했다.

이번에 리모델링을 계기로 이름을 바꾼 '도모헌'의 대형 정문을 지나 잘 정돈된 정원수 사이로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서야 옛 부산시장 관사가 나왔다.

1층 문을 열고 '소소풍 라운지'에 들어서자 백남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나왔다.

과거 부산시장의 집무실과 회의실, 안방, 거실, 주방 등으로 사용하던 곳은 미술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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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내부 모습./ 사진=부산시

사적인 공간을 허물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지방 청와대'로 불리며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된 2층에는 사적인 공간 대신 넓은 다목적 홀로 꾸며졌다.

2층에도 대통령이 사용했던 집기류는 전혀 볼 수 없었다.

'번루'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서는 부산시 등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리셉션, 국제회의, 다양한 소규모 행사 등을 할 수 있다.

평소에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문민정부를 거쳐 민선 시장에 이르기까지 40년의 관사 이야기를 전시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1980년대까지 1층은 부산시장 관사로 2층은 대통령 숙소로 사용했고 1990년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2층을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했다"며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의미로 과거 격벽을 허물고 집기류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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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도모헌 전면 개방 23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인 도모헌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 사진=부산시

시는 건물 외벽의 붉은 벽돌, 곳곳에 노출된 콘크리트 기둥 등 건물 외관과 골조를 최대한 살리면서 개방형 건물로 변화를 주는 건축기법을 사용해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모모스 커피가 운영하는 카페, 공유오피스, 계단식 강연장, 콘퍼런스룸, 미팅룸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다양한 시민 편의시설은 권위적인 관공서 건물이었던 옛 부산시장 관사가 이제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을 알려줬다.

부산시는 세계적인 명사가 참여하는 강연과 부산 이야기 프로그램 등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제공하고 가족·어린이 등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 음악, 마술쇼 등 다양한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도모헌 관람객은 KBS 부산홀 주차장 80면과 함께 주말에는 부산동여고 주차장 30면을 이용할 수 있다.

김봉철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은 "도모헌은 창의적 복원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며 "하루에 900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방문해도 1년에 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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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전경./ 사진=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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