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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만나는 시간' 표지 이미지./ 사진=별빛책방

그림자를 만나는 시간 = 브루스 핸디 글. 리스크 펭 그림. 신형건 옮김.

"그림자가 있어요. 생각에 잠긴 그림자,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그림자. 그건 바로 걱정이에요. 하지만 걱정의 그림자는 새의 그림자처럼 날아오르고 파닥거리다 사라져요."(본문에서)

다양한 종류의 그림자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그림자와 관련된 여러 시간대와 상황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오감을 자극한다.

아침의 그림자는 밤의 끝자락을 보여주고, 하루가 다 지날 즈음의 그림자는 죽죽 늘어나 길쭉해지다가 해 질 녘 어스름 속으로 사라진다. 또 언덕의 그림자는 크고 넓으며, 곤충의 그림자는 아주 작아서 눈여겨봐야 보인다.

이야기를 쓴 브루스 핸디는 2021년 '행복은 어디에나 있어'에 이어 이 책으로 2024년 뉴욕타임스 '최고의 어린이책'에 두 번째 선정됐다. 2019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중국 출신 그림 작가 리스크 펭이 어린아이의 섬세한 감정과 그림자를 표현했다.

별빛책방.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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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안에서' 표지 이미지./ 사진=보림

아드리앵 파를랑주 글·그림. 신유진 옮김.

뜨거운 햇빛을 피해 그늘에 모여든 소녀와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배려와 공존의 가치를 표현한 프랑스 작가의 그림책이다.

새벽부터 태양이 뜨겁게 타오르던 날 여자아이는 커다란 바위 곁에 생긴 그늘에 자리를 잡는다. 뒤이어 나타난 뱀도 그늘로 들어와 여자아이와 마주 앉는다.

얼마 뒤 여우, 토끼, 고슴도치, 멧돼지, 염소, 새들도 아무 말 없이 그늘로 들어온다. 소녀와 동물들은 새로운 동물이 나타날 때마다 조금씩 몸을 웅크리고 자세를 바꿔 그늘 안에 새 동물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다.

그늘에 함께 있던 동물들은 서로 다르면서도 어려움을 이겨내며 유대감을 느낀다. 마침내 해가 지고 따가운 빛이 사라지자 모두 자유의 몸이 된다.

"마지막 태양 빛이 사라지는 순간, 그들은 자유로워집니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기지개를 켜고, 서로를 살핍니다."(본문에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의 '어메이징 북셀프'(BRAW Amazing Bookshelf) 도서로 선정된 이 책은 180도로 책이 완전히 펼쳐지는 노출 제본 방식으로 제작돼 독자가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보림.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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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표지 이미지./ 사진=여유당

엄마 = 김완하 시. 이명애 그림.

시인이 1995년 발표한 동명 시에 그림을 더한 책이다. 시는 첫돌이 지난 아이가 주변 모든 것을 보고 "엄마"라고 말하는 모습을 담았고, 그림은 이런 아이의 모습을 파스텔톤으로 따뜻하게 표현했다.

"첫돌 겨우 지난 아들 녀석 / 지나가는 황소 보고 엄마 / 흘러가는 시내 보고도 엄마, 엄마 / 구름 보고 엄마, 마을 보고 엄마, 엄마 //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 저 너른 들판, 산 그리고 나무 / 패랭이풀, 돌,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본문에서)

시인은 첫돌 지난 아들이 입만 열면 "엄마"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생명을 품고 성장시키는 일이 가정뿐 아니라 우리 주위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공동체에 연결된다는 성찰을 담았다.

여유당. 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