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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 사진=대만 총통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국방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계획을 두고 대만 정치권과 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왕쿤이 대만국제전략학회 이사장은 전날 라이 총통이 밝힌 1조2천500억 대만달러(약 58조5천억원) 규모 특별국방예산안에 대해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전쟁 가능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왕 이사장은 양안 간의 전쟁에서 승리자가 없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이치라며, 방위 부문에 대한 투자일지라도 자기 능력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이 총통이 해당 예산을 다층 방어·고도 감지·효과적 요격이 가능한 '대만판 아이언돔'(T-돔) 구축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산 최첨단 무기 도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장징 대만 중화전략학회 연구원은 현재 대만군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고급 장비를 다루는 전문인력 부족이라며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진당 정부가 양안 관계를 이유로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계속 투입했으나 최근 대만 사회에서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 식의 군 예산 투입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의 투자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사회 환경을 만들고 전쟁과 분쟁 위험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고 말했다.

친중 성향의 제1 야당 국민당 쉬차오신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지난 8월 정부가 확정한 9천495억 대만달러(약 44조2천억원) 규모 국방예산에 이번에 밝힌 특별국방예산안을 더하면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한다며 장병들의 처우 개선이 선결 과제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연구원은 중국이 대만 주변에 순항 미사일을 탑재한 자국 군함 5∼6척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며 대비책 강화를 제언했다.

그는 유사시에 해당 미사일이 3분이면 대만 본섬 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 'T-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전날 국가안보고위급회의를 소집한 뒤 "미래 전쟁 형태에 대응하는 핵심 전력을 준비하기 위해 국방부는 '방위 강인성 및 비대칭 전력 강화 계획 조달 특별조례'와 예산 계획을 완성했다"며 내년부터 8년 동안 1조2천500억 대만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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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만이 개발한 톈궁4형 창궁(强弓) 수직 미사일 발사 차량과 미사일(왼쪽부터)